hkoon
2012. 8. 26. 22:20
졸업하고 10년간 전공이었던 디자인일을 하고서 여행을 떠나려고요.
일종의 서점여행인데요,
세계 각국의 크고 작은 서점을 돌아보고서 느낀 점을
한국으로 돌아와 적용해, 집안일인 서점을 이어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서점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것이 목표입니다.
하나의 작은 랜드마크이자 특정한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책이라는 것이 지금만큼 소중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문화를 지켜나갈 수 있는 유연하지만 꼿꼿한 서점주인이자
북스토어 브랜드의 디렉터가 되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중도에 망하지 않고 하고 싶은것도 하려면
10년간 돈도 많이 벌어놔야하고, 건물도 사야하고, 유명해져야합니다.
알아보니 지금 서점자리의 건물을 사는데 7억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1층은 서점, 2층은 창고, 3층은 작업실을 만드려고 해서 건물을 다 써야겠고,
스스로 유명해져야 사람들도 굳이 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해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나름 대를 이어서 하는건데 망하면 싫기도 하구요.
그리고
전 책을 많이 읽는 편은 못되지만 어떤 책을 사기위해 고민하고, 집으로 가져오는 과정을 좋아하거든요.
그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사람들이 생활속에서 계속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제 10년 후의 플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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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버지 서점에서 쓸 비닐쇼핑백을 새로 만드는데,
예전에 대학교에서 10년후에 무엇을 할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시켰던 기억이 났다.
저때가 2008년이었는데,
그 시기보다 경기는 훨씬 안좋아졌고,
7억이었던 건물은 10억근처로 올랐으며,
아이패드 뉴스가판대에서 잡지를 보는것은 생각보다 너무 편리해진데다
10년간 디자인일을 할 지조차 불투명해졌다.
다만 적어도 현재 내 일을 하는것이 조금 희망적일까.
요새 100년의 가게라는 다큐를 주욱 봐서 그런지
지금 그 가게를 계속 이어서 가져가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서점 그 이상의 것으로, 더 단단히 다지고 싶기도 하고.
그때까지 세상이 조금씩만 변했으면 좋겠다.
너무 빠르게 변해서 보조를 맞추는게 힘들어 질 것 같다.
복각, 복고, 슬로우무비등이 한 트렌드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것도
이런 것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그래 정말 10년후에 난 그 건물을 살 수 있을까.